[BOOK] 부하들의 ‘뒷담화’ 걱정마시라, 상사만이 받는 훈장이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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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심장 봉과장의 상사노릇
마쓰야마 준 지음
이동희 옮김, 전나무숲
264쪽, 1만2000원

술자리에서 부하직원들이 자신을 ‘안주’로 여기고 뒷담화를 한다. 시키는 일마다 “왜”라고 묻거나 덮어놓고 대드는 부하가 있다. 능력이 모자라 팀의 걸림돌이 되는 직원이 있다. 이건 거의 모든 중간간부들이 품고 있는 고민 중 극히 일부다.

일본의 중간간부 카운슬러인 이 책의 지은이는 걱정하지 말란다. 부하에 대한 책임과 성과에 대한 부담에 시달리는 중간간부들을 위해 리더십이나 카리스마 대신 마음으로 부하와 소통하는 법을 제시하는데 상당히 실용적이다.

부하가 하는 비판은 상사만이 받을 수 있는 훈장이라 여기란다. 비판은 당신이 무언가를 했다는 증거이니 부하의 비판에 신경 쓰지 말란다. 반항하는 부하? 역시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부하의 분노 밑바탕에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무력한 자신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다’란 사실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즉 반항하는 부하는 ‘힘들어 하는 부하’이니 “왜 제대로 안 하는 거야?”라고 묻는 대신 참을성 있게 “뭔가 힘든 점이 있나?”라고 묻는 게 효과적이라 조언한다. ‘능력 없는 부하’ 문제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다고 해서 ‘최고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란다. 모두가 잘 났다면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고, 실제로 개인의 능력차이가 팀을 통합하는 힘이기도 하므로 ‘능력 없는 부하’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상사가 해서는 안 될 말도 들려준다. “차라리 그냥 내가 하는 게 낫지” “미쳤어? 내가 저 일을 떠맡게?” 이런 말들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음을 명심하란다. 또 문제가 생기면 도망치는 상사는 부하의 존경을 뚝뚝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완벽한 사람 따윈 없다. 완벽한 상사도 없다. 사람은 때로 어쩔 수 없이 약해지는 존재다”란 지은이의 주장은 ‘상사 수난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중간간부들에게 힘이 되지 싶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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