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D의 새 세상 열어 콘텐트 산업 판도 바꿔놓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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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워너 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3D LED TV 출시 행사에 참석했다. [뉴욕=연합뉴스]

“앞으로 10년 후면 영화는 물론이고 스포츠·게임 등 모두를 3D로 보는 세상이 온다.”

3D(입체) 바람을 일으킨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그때 여러분은 역사적인 장을 연 오늘 이 자리에 섰던 걸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북미시장에 3D TV를 처음 출시하며 미국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연 기념공연에 참석해서다.

캐머런 감독은 “삼성전자가 오늘 3D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삼성전자 3D TV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비록 아바타로 3D 콘텐트 열기에 불을 붙이긴 했지만 그에겐 고민이 있었다. 3D를 상영할 스크린의 제약이었다. 영화관에만 의존해선 시장에 한계가 있다. 그가 만든 3D 콘텐트를 영화관 스크린 못지않게 구현해 줄 TV가 절실했다. 그런 그에게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 전시회(CES)’에서 접한 삼성전자 3D TV는 하나의 돌파구였다. 이날 행사 후 맨해튼 타임워너 빌딩 내 삼성전자 상설전시관을 찾은 그를 단독 인터뷰했다.

-3D TV가 당신의 영화와는 어떤 관계가 있나.

“아바타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3D TV 메이커에 새 시장을 열어준 계기가 됐다는 건 부인하기 어려울 거다. 반대로 영화산업도 3D TV 덕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3D 콘텐트의 가장 큰 제약은 스크린이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올해만 수백만 대의 3D TV를 미국 가정에 보급할 것이다. 가정에서조차 영화는 물론 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3D로 보는 세상이 온다는 얘기다. 이는 콘텐트 산업의 판도도 3D로 바꿔놓을 것이다. 오늘 행사가 단지 삼성전자의 TV 제품 론칭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유다.”

-현재 3D TV 영상은 영화관 스크린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오늘 삼성전자 시연장에선 아바타 촬영팀이 찍은 3D 영상을 틀었다. 이 영상을 영화관 스크린에 상영하면 어떤 화면이 나올지 우리는 안다. 이와 비교해볼 때 삼성전자 3D TV의 색상이나 정밀도 혹은 밝기가 영화관 스크린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 삼성전자 기술이 생각보다 훌륭하다.(이날 캐머런 감독 촬영팀은 타임스스퀘어에서 펼쳐진 미국 힙합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 공연 실황도 3D로 촬영했다. 이 영상은 앞으로 삼성전자 3D TV 구입 고객에게 나눠줄계획이다.)

-삼성전자 기술 가운데 어느 부분을 가장 높이 사나.

“3D 안경이다. 3D 콘텐트 산업이 안고 있는 근본적 고민 중 하나가 안경이다. 안경 없이는 3D를 볼 수가 없는데 너무 무겁다. 오래 보면 코가 눌리고 눈이 피로해진다. 그런데 삼성전자 3D 안경은 놀라울 정도로 가볍다. 고민 하나를 던 것 같다. 눈의 피로도도 극장에서 보는 것보다 덜하다.”

-삼성전자와 콘텐트 제작에서 손잡을 용의는 없나.

“(웃으며) 앞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입에 지퍼를 잠그는 시늉을 하며) 그러나 지금은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좋을 것같다. (캐머런과 삼성전자의 만남은 지난 1월 CES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다. 시장에선 3D 콘텐트의 거장 캐머런과 이를 구현할 하드웨어의 맹주 삼성전자가 손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 나오고 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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