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클럽] 샤프란스키 주한 이스라엘 대사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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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평화협상은 탱고와 같습니다. 절대 혼자 출 수 없고 파트너와 호흡이 맞아야 하죠. 또 둘 다 멋대로 움직일 수 없으며 따라서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만족스러울 수 없습니다. 결국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멋진 하모니를 연출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한창인 지난 23일 오전 대사관저에서 만난 아리엘 샤프란스키(32)주한 이스라엘 대사대리는 "지난 3주간의 과정은 평화가 얼마나 얻기 힘든 것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며 "이제 막 물꼬가 트인 남북대화에도 좋은 참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뿌리깊은 적대감이 분쟁의 근본 원인" 이라고 지적한 그는 "한국도 평화를 원한다면 강경파에 휘둘리지 말고 적대감을 누른 채 냉철한 이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 이라고 조언했다.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시에서 태어난 그는 히브리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뒤 1994년 외교관의 길에 들어섰다.

결혼한 지 2주만인 96년 6월 첫 부임지로 한국에 온 그는 문화공보관.정무관을 거쳐 지난 7월부터 대사대리를 맡고 있다.

그의 취미는 이스라엘 정부 관광청 서울사무소 담당관을 맡고 있는 부인 미할(31)과 1남1녀를 데리고 주말마다 설악산.계룡산 등 한국의 산하를 돌아보는 것.

"세계 여러나라를 다녀봤지만 한국의 자연경관은 그 어느곳과도 다른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어요. "

한국과 이스라엘 관계에 대해 그는 "기본적으로 굳건한 우방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며 "이스라엘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한국인들에게 매우 친근감을 느낀다" 고 설명했다.

독립한 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경제기적이 그렇고 첨예한 군사적 대치상황에서도 궁극적으론 평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양국 지도자 모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도 공통점이라는 것.

"앞으로 연구개발 분야 등 경제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는 샤프란스키 대사대리는 "비록 남북관계가 급진전해도 북한의 대아랍 대량살살무기 수출이 근절돼야 북한.이스라엘간 관계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최종 지위가 결정된다면 한국.팔레스타인간 외교관계 수립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으며 이는 이스라엘 정부도 적극 환영하는 바" 라고 덧붙였다.

글.사진=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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