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 한·일 차세대 골잡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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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역대 한.일전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기록될 지난 6일 밤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 준결승. 19세 동갑내기인 양팀 에이스 박주영(고려대)과 히라야마 소타(쓰쿠바대)의 맞대결은 또 다른 관심거리였다.

일찌감치 고교 무대를 평정한 골잡이인 데다 프로의 구애를 뿌리치고 대학에 진학한 닮은꼴이다. 특히 이날 두 선수는 '도움-득점-승부차기 실축'의 똑같은 플레이를 했다. 또 차세대 스트라이커로서의 큰 가능성과 함께 보완해야 할 점도 노출했다.

전반 32분 백지훈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박주영의 패스는 감각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박희철의 스루패스를 왼발로 살짝 돌려놓은 이 패스는 방향.속도.타이밍이 완벽했다.

그리고 연장 후반 8분 수비수 둘 사이를 돌파하며 터뜨린 골은 파워와 정확성을 과시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박주영은 드리블의 마지막 터치가 길어져 좋은 기회를 놓치는 장면이 많았다. 슈팅의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도 좀더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신의 히라야마는 유연성까지 갖춰 역시 위협적인 병기였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볼을 공중에서 오른발로 컨트롤한 뒤 몸을 180도 틀며 왼발 논스톱 패스를 올렸고, 이를 와타나베가 동점 헤딩골로 연결했다. 연장 추가시간에는 수비수 둘 사이로 솟구치며 정확한 헤딩슛을 꽂아넣었다. 그러나 히라야마도 김진규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자꾸 외곽으로 빠져나오는 습관을 노출했다. 그는 한국에 승부차기로 진 뒤 "우리 팀이 정신력에서 뒤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의 성적은 박주영이 4골 2도움으로 히라야먀(2골 1도움)를 앞서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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