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다시 폭등 한때 36달러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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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김준술 기자] 국제 석유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날카롭게 대치해 걸프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으로써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36달러를 넘어서는 등 다시 폭등세로 돌아섰다.

뉴욕상품시장의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15일(현지시간) 한때 36달러를 돌파했다 오후 들어 약간 빠지면서 35.92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이는 전날보다 1달러85센트 오른 것으로 1990년 걸프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런던석유시장의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33.98달러로 전날보다 2달러 가까이 올랐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기준유가도 30.91달러로 51센트 상승했다.

이라크는 14일 국경에 인접한 자국 내 유전 두 곳에서 쿠웨이트가 석유를 도둑 채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투기를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영공에 접근시켰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증산 여력이 있는 걸프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원유 수급 불안을 우려한 매수세가 급증,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유시설이 밀집해 있는 멕시코만 일대에 허리케인이 발생,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점도 유가 급등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세계는 0.3~0.5%의 성장률 감소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에 이어 세계은행 제임스 울펀슨 총재도 "지금과 같은 고유가는 세계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해 내년에 0.75% 정도의 성장 감소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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