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고전하는 온라인 쇼핑몰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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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무용품.팬시용품 등을 인터넷을 통해 파는 온라인 쇼핑몰 A사는 다음달 중으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할 계획이다. 이 쇼핑몰의 하루 매출은 3백만원이 안된다. 지난해 말에 개설했지만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 B사장은 "동네 중국식당의 매출이 하루 3백만원을 넘는데 우리는 고작 2백만원대를 못벗어나 도저히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쇼핑몰을 닫고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을 계획" 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이 고전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앞날은 밝지만 초기단계의 투자부담과 홍보부족, 영세한 규모 등의 요인이 얽혀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아직은 영세업체〓통계청이 8일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운영인력이 한 사람인 '나홀로 사업체' 가 전체 사이버 쇼핑몰 사업체(1천7백7개)가운데 7백86곳(46%)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곳 중 하나는 혼자서 쇼핑몰 사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직원이 21명 이상인 업체는 49개 업체(2.9%)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월매출액(6월 기준)이 1백만~5백만원 미만인 업체가 3백34개(29.6%)로 가장 많았으며, 월 매출액이 1백만원이 안되는 업체도 3백개(26.6%)나 됐다.

직원 4인 이하 사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1천2백만원이나 5인 이상은 5억2천6백만원으로 약 44배나 된다.

지역 편중도 심해 사업체의 68.3%, 운영인력의 87.2%, 매출액의 97.1%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빈익빈 부익부 심화〓통계청 조사에서는 매출이 있는 기업 중에서도 월 매출액이 1억원에 못미치는 기업이 90%나 됐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자본력을 갖춘 대규모 종합쇼핑몰과 전문분야에 특화한 일부 전문쇼핑몰은 오히려 매출이 크게 늘고 있어 '빈익빈 부익부' 가 심화하고 있다.

동네 슈퍼마켓과 제휴, 새로운 형식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던 알짜마트는 쌓이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말 쇼핑몰 폐쇄를 발표했다.

이같은 소형 쇼핑몰의 몰락 이유는 일부 허술한 보안체제로 인해 소비자로부터 불신을 받았기 때문.

셀피아 윤용 사장은 "대부분의 쇼핑몰업체가 적자상태이고 이 중 소규모업체들은 추가 자금지원이 없을 경우 버티기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장을 선점한 대형 종합쇼핑몰은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솔CS클럽은 올 상반기 7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70% 성장했다.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삼성몰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8백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백50억원)의 3배가 넘는다.

한국인터넷쇼핑몰협회(KISMA) 조재근 부회장은 "인터넷 쇼핑몰은 1등만 살아남는 완전경쟁 체제다.

두 개의 쇼핑몰 중 한 곳이 제품을 싸게 팔고 배달을 정확히 하면 네티즌은 그곳으로 몰리게 마련이다.

때문에 소형업체들이 생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고 말했다.

◇ 소비자 피해 줄이려면〓영세 쇼핑몰업체들이 많다 보니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이트 초기화면에서 사업자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성구 공정위 전자거래보호과장은 "초기화면에서 회사 전화번화와 주소.e-메일 연락처를 확인, 한번쯤 연락해 볼 필요가 있다" 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물건을 구입할 당시의 화면을 컴퓨터에 저장(캡처)해 놓으면 향후 피해구제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李과장은 "광고내용과 가격을 주의깊게 보고 되도록이면 신용카드 결제가 되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 말했다.

김종윤.서경호.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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