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 회원 "돌 맞을 각오로…폐업 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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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강경투쟁 목소리로 꽉 찬 의사협회 홈페이지의 회원공간란에 재폐업 방침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대전의 宋모 원장은 '폐업불가, 돌 맞을 각오로 올립니다' , 朴모 원장은 '강경파 보시오' 라는 제목으로 폐업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宋원장은 현재의 의.약문제를 줄다리기에 비유한다. 양측이 종료 호각이 울렸는 데도 계속 줄을 당기면 십중팔구 몰수패를 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년간 집회다운 집회 한 번 해보지 못한 의사들에게 의권쟁취투쟁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극단론은 의사들의 자각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 고 비판했다.

宋원장은 또 "의약분업이란 것도 형식에 불과하며 어떤 내용을 채워나갈 지는 우리의 과제" 라며 "권익을 얻기 위한 줄다리기보다 관객(국민)이 인정해주는 권위를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고민하자" 며 진정한 의권(醫權)의 의미를 되새겼다.

朴원장은 의료계가 폐업을 강행했을 때 정부가 강경대응하기가 힘들 것이며, 그렇다고 의료계 요구를 수용할 수도 없어 결국 분업을 연기하는 쪽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경우 의료계는 약값 마진이 사라진 마당에 원외처방전료를 못받기 때문에 굶어죽게 된다는 것이다.

朴원장은 "처방료를 낮추고 진찰료를 높이며 약국의 임의조제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의사의 진료권과 처방권을 지켜야 국민건강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홍보를 해나가자" 고 제안했다.

그는 "이 작업이 더 힘들며 강경파가 부디 이성을 갖고 이기려는 싸움을 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의협 내부에서는 "적절한 지적" 이라고 동감을 표시하는 측과 "한번 시행되면 고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 고 반박하는 측이 엇갈려 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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