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인터넷 배우기' 비지땀'…중랑복지관 무료 강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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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서울 중랑구 면목동 중랑노인종합복지관 2층 교육장.

하얗게 머리가 센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어색하지 않은 손놀림으로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다.

이들은 복지관이 지난 1월 3일부터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실버 컴퓨터 교실' 수강생들. 장진화(張辰花.65)할머니는 "컴퓨터를 켤 줄도 몰랐는데 이제는 인터넷으로 신문도 볼 수 있게 됐다" 며 좋아했다.

張할머니는 강의가 있는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11시 복지관에 나와 한시간씩 배운 끝에 '가까이 하기도 두려웠던' 컴퓨터가 친숙하게 됐다고 한다.

오전 10시부터 강의를 듣고 있는 이근우(李根雨.63)할아버지도 다시는 '컴맹' 소리를 듣지 않게 됐다.

李할아버지는 "컴퓨터만 보면 괜히 주눅이 들었는데 이제 어엿한 네티즌이다. 정보화 시대에 나이 먹었다고 뒷짐만 지고 있으면 더욱 뒤처질까봐 열심히 배우고 있다" 고 말했다.

자신도 복지관내에서 할머니들을 상대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李할아버지는 컴퓨터 교실에서 배운 한글 프로그램으로 교재를 작성해 '학생들' 에게 나눠줄 정도로 실력을 갖추었다.

'실버 컴퓨터 교실' 은 현재 7개반(1백여명 수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신청자들이 폭주해 이달부터 3개반을 늘렸는데도 7월까지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

강사 윤현석(尹鉉晳.26)씨는 "손가락이 굳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컴퓨터 자판에 곧바로 익숙하지 못해 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욕은 젊은 사람들 못지 않아 신명나게 강의한다" 고 밝혔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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