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 증가율 7년여 만에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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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9월 단기자금 증가율은 7년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아직은 경기의 향방을 확신하지 못한 채 눈치를 보는 자금이 많다는 의미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단기성 자금에 해당하는 9월 협의통화(M1)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5% 증가했다. 2002년 8월(20.3%)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요구불 예금은 한 달 새 6조6000억원이 늘었고,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4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김화용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요구불 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늘어난 데다 10월 초 추석에 대비해 기업들이 단기 자금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은행의 정기예금은 9월보다 13조2000억원 증가해 374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증가액이다. 지난해 금융위기 때 고객 이탈을 막으려고 팔았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들이 특판 상품을 통해 고객 유치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9월보다 2조원 늘어나 8월 증가액 3조2000억원, 9월 2조4000억원보다 적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6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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