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7월-11월 지수 1,000P '같은 점과 다른 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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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지수 1, 000 시대가 하루만에 끝날 것인가. 지난 16일 종합주가지수는 32포인트나 급등하며 기세좋게 1, 000선을 돌파했으나 하루만에 40포인트가 하락하면서 1, 000선이 무너졌다.

18일에는 주가가 하루종일 출렁인 끝에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지수가 1, 000을 돌파할 때와 지난 7월과 비교할 때 증시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주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인 주체가 지난 7월에는 투자신탁을 비롯한 기관들이었으나 이번에는 외국인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들은 이익을 많이 낸 종목을 중심으로 '팔자' 매물을 내놓고 있어 향후 움직임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다시 오르려면 외국인이든 기관이든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 투자주체별 비교〓지난 7월 지수 1, 000 시대를 연 주역은 바로 기관투자가였다. 간접투자 상품인 주식형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에 시중 자금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면서 이 돈으로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주식형수익증권의 잔고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모주청약 외에는 주식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 하이일드펀드를 제외하면 주식형수익증권 잔고는 하루에 1천억~2천억원씩 줄어들고 있다. 투자자에게 돈을 내주기 위해서 기관들은 주식을 사기는 커녕 팔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지난 5월에 시작돼 9월까지 계속됐다. 7월초에는 외국인 투자한도가 확대된 SK텔레콤의 주식을 사느라고 반짝 '사자' 를 보이기도 했으나 대세는 여전히 '팔자' 였다.

반면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주가 오름세는 거의 전적으로 외국인 투자자 덕이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6일까지 14일동안(거래일 기준) 1조8천2백억원 어치나 주식을 사들였다.

김기태(金基泰)엥도수에즈WI카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은 다음주 추수감사절 연휴와 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Y2K)문제 등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소극적인 매매를 할 가능성이 있다" 고 설명했다.

◇ 주도주 비교〓지난번 주가지수가 1, 000을 넘었을 때는 대형주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업종별로 비교적 골고루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보통신 관련주가 장세를 주도했다. 증권거래소가 주가지수 상승 정도가 비슷한 지난 6월5일~7월7일과 10월28일~11월16일의 주가상승률 상위 20개 종목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현상이 뚜렷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6~7월에는 상승률 상위 종목간에 뚜렷한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 며 "그러나 최근에는 한솔CSN.엘렉스컴퓨터.다우기술 등 정보통신.인터넷 관련주들이 상위 20종목중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고 분석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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