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분리 대응론…'차기' 내세워 3金 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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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9일 "3金정치 청산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앞장서겠다" 고 다짐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3金정치를 '패거리 정치' '독재정치와 다를 바 없다' '밀실.야합정치' 라는 거친 용어를 써가며 비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3金에 대한 공세를 분리, 강도를 조절한 것이다.

특히 공세 초점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맞춰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몰아세운 이전의 발언과는 달랐다.

李총재는 金대통령에게 두가지 사안을 요구했다.

하나는 내각제 개헌 유보와 관련, ^내각제 완전포기^대국민 사죄^재신임 투표다.

다른 하나는 초당적인 국정관리다.

이를 위해 金대통령이 국민회의를 탈당, 정파를 초월해 국정을 끌고 가라는 요구다.

내각제의 완전한 포기 요구를 놓고 정치권에선 "李총재가 대권주자로서 자신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것" 으로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두가지 요구사안 중 李총재는 초당적 국정관리 쪽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여기에는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전략적 고려가 깔려 있다는 게 한나라당측의 설명이다.

고위 당직자는 "DJ를 무작정 공격하기보다 정치적 중립화를 목표로 삼은 것은 DJ가 내년 총선.16대 대선도 관리할 것이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야당 시절 DJ도 노태우 (盧泰愚) 전 대통령과 YS에게 집권당 탈당과 초당적 정국운영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비해 김종필 (金鍾泌) 총리에 대해서는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李총재는 10일 국회에 제출할 총리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려고 작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국에 나가있는 소속 의원들에게 급거 귀국령을 내렸다.

반면 YS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없이 우회적인 압박만 했다.

반 (反) DJP 연대의 중심은 '야당이 돼야 한다' 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장기집권 저지를 위해 모든 다른 세력과 연대투쟁을 적극 추진하겠다" 고 약속했다.

이 부분은 "李총재가 YS와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수 있음을 비춘 것" 이라고 이 당직자는 분석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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