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음식 개발 앞장선 교수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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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충남 천안에 있는 백석문화대 외식산업학부 이정희(53·여·사진)교수가 잊혀져 가는 지역의 향토식품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최근 천안을 중심을 충남지역 농가에서 만들어 먹던 ‘빠금장’을 발굴했다. 빠금장은 옛날 부뚜막에 띄워 먹었던 된장이다. 재래된장이 떨어질 무렵인 봄에 고추장을 담그면서 남은 메주가루에 물이나 동치미 국물을 부어 2∼3일간 발효한뒤 소금을 넣어 짧은 기간에 숙성한 것이다. 콩을 직접 발효하는 청국장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최근 농촌에 부뚜막이 사라지면서 빠금장도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는 게 이교수의 설명이다. 이교수는 “빠금장 이란 이름은 메주를 빻아서 담근다고 해서 붙여졌다”며 “일반 된장에 비해 덜 짜고 유산균이 200배나 많다.”고 말했다. 그는 빠금장을 ‘저염 기능성된장 제조방법’으로 지난해 특허등록했다.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주최한 ‘2009 휴게소 맛 자랑 경연대회’에서 ‘웰빙 빠금장 찌게 정식’으로 금상을 받았다. 천안시는 빠금장을 천안의 대표 음식으로 선정하고, 지난 11일부터 열리고 있는 천안웰빙식품엑스포에 출품했다.

이교수는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1994년)한뒤 98년부터 이 대학에 근무하고 있다. 2006년부터 향토음식 개발에 눈을 돌렸다. 그는 “지역마다 특색있는 음식이 있지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어 안타까웠다.”며 “향토 음식을 개발하고 브랜드화하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교수는 지역 특산품인 호두를 이용한 호두 백설기나 호두매실 장아찌,즉석인절미 제조방법 등 5∼6개의 음식과 제조법을 개발했다. 이교수는 빠금장 등 자신이 개발한 향토음식을 보급하기위해 올해 2월 학교기업 ‘백석 우리 손맛’을 설립했다. 우선 올해안에 빠금장 1500kg을 만들어 팔 계획이다. 그는 “맛깔스런 향토음식을 개발해 패스트 푸드를 좋아하는 학생들의 입맛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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