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가진 돌고래母子 日서 '사람대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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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본 이즈 (伊豆) 제도 중 인구 3백명이 사는 작은 섬 도시마 (利島) 의 주민들은 섬주위를 맴돌며 살고 있는 돌고래 모자 (母子)에 이름을 지어주고 이들을 주민등록대장에 올리기로 했다.

어미 돌고래가 도시마 앞바다에 정착한 것은 96년 겨울부터. 섬주민들은 이 돌고래가 곧 먼바다의 무리와 합류할 것으로 생각해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고기잡이에 방해되니 내쫓자는 의견마저 나왔다.

그러나 돌고래는 섬을 계속 맴돌면서 어민들에게 재롱까지 피워대 '친구' 가 됐다. 지난해 여름에는 잠시 먼바다로 출장 (?)가 새끼를 낳아 되돌아왔다.

주민들은 돌고래 모자를 본격적으로 보호하기로 하고 우선 돌고래 모자를 주민등록대장에 올려 동료로 대접하기로 한 것. 이름은 마을사람들이 내놓은 1백여 후보작 중에서 고른다.

주민들은 그러나 '주소지' 란은 비워두기로 했다. 야생동물인 만큼 떠나고 싶으면 언제든 떠나게 하자는 취지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도쿄 = 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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