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독대]분삭이는 자민련…목청낮추며 장기전 태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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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와대측의 '내각제 연기론' 에 발끈했던 자민련이 19일엔 태도를 바꿨다.

당직자들은 내각제에 관한 말을 아꼈고, 김대중 대통령.김종필 총리의 '말씀' 만 유효한 의미를 지닌다고 뒤로 빠졌다.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가 이끄는 내각제추진위원회는 이날 단원 (單院) 제.의원정수 2백70명 등 내각제의 골격을 마련했지만 대외적인 발표는 미뤘다.

金부총재는 "대전교례회에서 내가 한 내각제 얘기는 그간의 주장이지 새로운 게 없었다" 고 스스로 평가절하했다.

내각제보다 경제우선론을 펴는 청와대 입장에 대해서도 金부총재는 "대통령 말씀에 이러쿵 저러쿵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언행은 때가 있어 출납 (出納) 을 제대로 해야 한다" 고 목소리를 낮췄다.

이같은 자세변화는 전날 이완구 (李完九) 대변인과 청와대의 이강래 (李康來) 정무수석의 만남 이후 나타났다.

李대변인.李수석은 감정적 대응대신 서로의 입장을 따져보는 '역지사지 (易地思之)' 로 문제를 풀자고 합의했다.

양쪽이 내각제 공방을 중지하고 'DJP대화' 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자민련이 이렇게 나오는 데는 대전교례회 및 청와대와의 '내각제 논쟁' 으로 내각제가 어느 정도 공론화의 효과를 얻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또 JP에게 힘을 실어주는 데 성공한 만큼 이제는 뒤로 빠지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어차피 내각제는 장기 레이스인 만큼 청와대측과의 사사건건 논박은 득될 게 없다는 것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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