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외에 제2의 직장 찾는 직장인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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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광주시서구양동의 한 신협에 근무하는 鄭모 (35) 씨는 요즘 오후7시 퇴근 후 북구중흥동 제일화재해상보험빌딩 야간영업소로 다시 출근한다.

낮에 짬을 내거나 그전 주말.휴일을 이용해 모집한 보험에 대해 청약서 작성과 전산입력, 영수증처리 등을 하고 귀가하면 보통 밤11시쯤이 된다.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 전보다 30여만원 깎인 월급 (1백40여만원) 으론 생활이 힘들어 두 달 전부터 보험설계사 일을 하고 있는데, 이 달에 벌써 월급 삭감분보다 많은 35만원을 벌었다.

또 회사원 李모 (40.광주시동구지원동) 씨는 동네 초등학생들을 모아 괴외교사를 하기로 하고 대상자를 모집 중이다.

월급이 30%가량 줄어 밤에 학원강사를 해보려고 최근 여러 학원에 알아봤지만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크게 줄어든 가계수입을 메우거나 실직에 대비하기 위해 본업 외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제2의 직장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문을 연 제일화재해상보험 야간영업소에만도 아시아자동차나 건설업체 등에 다니면서 야간 등을 이용해 설계사 일을 하고 있는 남자가 4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실적에 따라 한 달에 20만~90만원씩 챙겨가고 있다.

鄭씨 같은 사람이 많아지자 삼성화재해상보험도 지난 7월부터 30여명을 모아 야간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쌍용해상화재보험은 다음달 문을 열 예정으로 준비 중이다.

새벽에 2시간 가량 일하면 30여만원을 벌 수 있는 신문배달도 직장인들이 부수입을 위해 많이 찾는 것 중의 하나. 신문사 지국마다 배달을 하겠다고 신청하는 직장인이 많은데 대부분 빈 자리가 없어 발걸음을 되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한국통신전남본부가 최근 야간에 전화번호를 안내할 20명을 뽑기 위해 신청받은 5천여명 중에도 직장을 가진 여성이 상당수 끼여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광주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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