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밀 밝히는 과학실험1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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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인류의 오랜 관심사였다. 공기도 없 고 중력도 없는 곳이지만 사람들은 우주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주공간을 개척하기 위한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다. 이윽고 소련은 1957~58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2·3호’를 차례로 우주를 향해 쏘아 올렸다. 1964년, 소련은 세계 최초의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 1호’ 발사에도 성공했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우주는 이제 꿈이 아닌 현실이다. 2008년에 소유즈 우주선이 발사되면서 한국도 우주시대가 열렸다.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한 한국 우주인은 치열한 선발 과정과 엄청난 훈련을 거친 후 당당히 우주에 발을 디뎠다. 우주공간에서는 한국인이 제안하고 한국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실험기구로 미션을 수행했다.

『우주비밀 밝히는 과학실험18』(중앙북스 펴냄)은 소유즈 우주선이 발사될 즈음에 출간된 책이다.우주산업에 도움을 줄 ‘기초과학실험 13개’와 초·중·고 학생들의 과학 교육을 위한 ‘교육과학 실험5개’로 구성됐다. 임무 수행 능력,개발 가능성, 비용의 적절성, 과학산업적 유용성 등 국제적 기여도와 대중성 및 독창성 같은 평가기준을 적용해 우주인의 과학 임무18개가 선정됐다.

이 중 우주에서 글씨를 쓰는 실험은 우주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우주에서는 펜으로 글씨를 쓸 수 없다. 중력이 없어서 잉크가 아래로 내려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이 제안한 스페이스 펜은 우주공간에서 글씨를 쓸 수 있도록 해 준다. 일반펜 뒤에 밸브를 연결한 구조인데 밸브를 잠그고 펜 뒤에 붙어 있는 풍선에 바람을 넣으면 공기의 압력이 커지게 되고 그 결과 잉크가 밀려 나와 글씨를 쓸 수 있다.

우주에서는 식물이 싹을 틔우는 것도 매우 어렵다. 식물이 자라는 속도가 느리고 싹의 크기도 작다.뿌리와 줄기 또한 방향성 없이 마구 자란다. 1997년에 ‘우주 최초의 농부’ 마이클 폴은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배추와 비슷한 ‘브르시카라파’라는 식물의 싹을 틔우고 열매까지 맺게 했다. 러시아는 1996년 우주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고,미국항공우주국 연구원들은 2000년부터 고원지대 멕시코의 해발5647m인 ‘피코 데 오리사바’에 사는 소나무를 옮겨 심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내보내기 때문에 우주에서 식물을 자유롭게 키울 수만 있다면 자연적으로 공기가 정화되고 산소도 발생시킬 수 있다.

우주를 개발하는 목적은 앞으로 인간이 오랫동안 우주에서 생활하는 데 별 문제가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책에서는 우주공간에서의 안압과 심전도도 설명하고 있다. 미세중력 상태에서는 안압이 증가하는데, 시신경이 압력을 받게 되면 시야가 점점 더 좁아져서 결국 앞을 보지 못하게 된다.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 우주공간에서는 심전도 측정도 중요한 실험이다. 우주에서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향후 인류가 오랫동안 우주에 머물 때에 대비한 필수적인 실험이다.

[ 자료제공= 중앙북스 ]

< 정리=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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