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새한종금 인수 백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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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특혜 시비를 불렀던 산업은행의 새한종합금융 인수 방침이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거평그룹 계열사인 새한종금을 산은 외의 제3자에 인수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이달내로 성사되지 않으면 인가취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15일 "새한종금 실사 결과 부채가 자산보다 2천억원 가까이 많아 산은 인수 방침을 철회했다" 며 "특히 산은이 새한종금을 인수할 경우 신용등급조정에 악영향이 예상돼 인수하기 어렵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새한종금을 제3자에 인수시키되 손실 부분을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지원해주는 방안과, 인가취소한 뒤 예금을 대신 지급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무리하게 제3자 인수를 추진할 경우 이미 인가취소된 14개 종금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는데다 강력한 구조조정에도 역행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새한종금은 이달내에 1천억원 이상을 증자, 국제결제은행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6%를 넘기지 못하면 IMF와의 합의에 따라 인가취소 절차를 밟게 된다.

3월말 현재 자기자본비율은 5.3%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산은은 정부의 요청을 받고 새한종금을 무상으로 인수하겠다고 발표, 특혜 시비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새한종금이 순자산가치가 1천5백억원에 이르는 우량 종금사라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그뒤 은행감독원 등의 실사결과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 2천억원에 육박하고, 특히 대주주인 거평그룹에 편법으로 1천억원 가량을 초과 대출해준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고현곤.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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