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말레이시아 공동묘지 개발놓고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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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콸라룸푸르의 '자란 로케 유' 거리 근처의 대규모 공동묘지 이전.개발문제를 둘러싸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몇주전 민영화 조치의 하나로 프리베나 건설회사에 콸라룸푸르 시내의 대표적 국유지인 공동묘지의 이전.개발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슬람.가톨릭.불교 단체들은 "무덤을 파헤치는 일은 죽은자들에 대한 모독행위" 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번 조치가 건설업체와 관련된 8억링깃 (약 2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개발사업이라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묘지 이장.개발은 불투명한 민영화 정책의 대표적 사례" 라면서 이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프리베나사의 개발권 취득은 일부 기업인들이 공개입찰에 앞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 등 고위층과 결탁, 수익성이 높은 개발사업 계약을 따낸 사례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기업인 아난다 크리쉬난이 개발권을 따내 경마장을 대표적 상업지구로 변모시킨 '콸라룸푸르 시티센터' 계획도 같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지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일본계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25개 화교 단체들은 지난 80년대초 정부의 허가를 얻은 개발업자가 수천명의 화교이민 1세대들이 묻혀 있는 말라카주의 '부킷 치나' 공동묘지를 개발하려고 나서자 이를 무산시킨 바 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이후 콸라룸푸르 도심의 건물 임대율이 15~20%포인트나 하락, 개발사업의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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