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방미]뉴욕특파원단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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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대통령은 7일 (현지시간) 뉴저지 포트리에 있는 한국음식점 '대원' 에서 교민들과 리셉션을 갖기에 앞서 20여분 동안 뉴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경제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한 金대통령은 당면한 경제난 극복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고 실업자 수.환율.외환보유고 등 복잡한 경제통계도 줄줄이 꿰고 있었다.

金대통령은 먼저 금융기관 및 기업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원리에 따라 희망이 없는 기업은 퇴장하고,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야 하는데, 금융 및 산업 구조조정이 안돼 '신진대사' 가 막혀버렸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시장원리 혹은 시장경제를 "우리 아버지 가게라고 하더라도 물건이 안 좋고 값이 비싸면 안 사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

金대통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기업과 금융기관이 쓰러지고, 적지않은 실업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업은 계속 늘어나 올 해말에 피크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고통스럽더라도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호소했다.

구조조정은 당초 국제통화기금 (IMF) 과 11월까지로 약속했지만 빨리 진행해 8, 9월까지는 끝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金대통령은 "이렇게 서두르는데도 조급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며 "섣달 그믐에 시집온 며느리보고 정월 초하루에 '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애 소식이 없느냐' 고 다그친다는 말이 있다" 고 불평 (?) ,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간담회 말미에 金대통령은 "외환위기는 일단 수습했고, 선거 (6.4지방선거)가 끝나 오해의 소지도 없어졌으며, 준비도 충분히 한 만큼 이제 귀국하면 미결사안을 처리하겠다" 고 말해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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