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위재영 "아깝다 노히트 노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몸에 비해 팔이 유난히 길어 '긴팔 원숭이' .얼굴이 남들보다 길다고 '말' .현대 위재영 (25)에게는 외모를 빗댄 여러 가지 별명이 있지만 6일 인천구장 마운드에 선 위재영은 '마운드의 황태자' 였다. 9회초 한화 백재호에게 중전안타를 내줘 프로통산 10번째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놓치기는 했지만 8회까지 안타 하나 내주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팀의 4연승을 주도했다.

선두 강석천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을 잡아내며 출발이 좋았다. 빠른 공 최고구속이 1백47㎞까지 나왔고 올해부터 주무기로 삼고 있는 체인지업도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을 피했다.

8회까지 볼넷 3개만을 내주고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았다. 9회 세 타자만 잡으면 노히트 노런. "의식을 안하려고 했는데 자꾸만 힘이 들어갔어요. " 위는 9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강석천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백재호에게 안타를 맞았다.

결국 노히트 노런은 놓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팀의 연승을 이어갔다.

"첫딸이 복덩이라더니 맞나봐요. " 위는 지난달 19일 첫딸 서영이를 얻었다. 광주 원정중이라서 태어나는 날 얼굴도 못봤지만 이튿날 해태를 상대로 올시즌 첫승을 따냈다.

아버지가 되면서 책임감도 강해졌고 팀 선발투수진에서 선배 정민태.정명원과 후배 최원호.김수경을 이어주는 '제3선발' 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올시즌 20승은 아니더라도 15승은 해야죠. " 위는 7일 현재 3승1패. 이대로 나가다 여름에 페이스를 올려 은근히 다승왕도 노려보겠다는 속셈이다.

인천 = 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