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도 금리인하 추진…한때 달러당 30바트대까지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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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태국의 무역흑자가 6개월 연속 계속되면서 바트화의 통화가치가 큰 폭의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태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 (IMF) 의 고금리 조건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태국의 타린 님마해민 재무장관은 17일 정례 각료회의에 앞서 "현재 연 17%인 예금 금리 수준은 너무 높다" 며 "바트화가 현재와 같은 안정세를 계속 유지한다면 IMF가 요구하고 있는 고금리 조건이 완화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날 타린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바트화는 한때 달러당 39.75바트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바트화 가치는 지난 1월12일 달러당 56바트선을 기록한 이후 점차 반등하기 시작해 12일에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40바트대에 진입했다.

바트화가 급격히 안정되고 있는 것은 계속되는 무역흑자 행진 때문이다.

태국은 지난 2월중 수출이 50억3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약 11% (바트화 기준으로는 93%) 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2월중 무역흑자는 11억8천만달러. 여기에다 외국인 투자도 본격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 금융계의 거물인 조지 소로스가 미국 투자가들과 함께 태국의 NTS 강철그룹의 '나콘타이 스트립 밀' 에 6억5천만달러의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KG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지난달 태국 최대의 증권사인 '시큐리티스 원' 의 지분 49%를 인수했다.

지난달 마지막 3주간 외국으로부터의 순자본 유입액은 8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IMF등으로부터 1백72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한 태국은 지난달 IMF와의 재협상을 통해 '적자 예산편성 허용' 등 종전보다 덜 엄격한 지원 조건을 얻어낸 바 있다.

다만 금리는 IMF의 권유에 따라 연 16%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의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환율이 달러당 38바트 선으로 떨어질 경우 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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