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영일기]경동제약 유덕희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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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시대를 맞아 기업, 근로자 할 것 없이 국민 모두가 큰 고통을 겪고있다.

특히 기업인들은 수시로 닥쳐오는 위기를 넘겨야하는 긴장속에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나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인의 한사람으로 사정은 같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겠다는 각오도 다시금 다지고있다.

기업도 이젠 대대적인 개혁과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지원에만 매달리지않고 스스로가 국내외시장에서 잡기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변신하며 노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많은 연구개발비용이나 대대적인 마케팅 경비를 지출하지 못하는 재정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남보다 뛰어난 창의성으로 중소기업에 적합한 기술.제품개발을 통한 틈새시장 공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틈새시장개발은 중소기업이 경쟁 속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틈새시장을 찾기란 어려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해당업종에서 많은 경험이 있고, 전문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이미 우리 중소기업중에 독자적인 제품으로 세계시장에서도 당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회사도 많고,가까운 대만처럼 중소기업중심으로도 고도의 경쟁력을 확보한 예에서도 잘 알 수있다.

내가 70년대 중반 경동제약을 창업했을 때는 제약업계에는 대기업들만이 외국 다국적기업의 신제품을 라이센싱해 국내에 시판하는 일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나는 시장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않으면서 회사조직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골라 원료의 자체 합성연구에 성공, 이를 제품화해 판매해 좋은 결과를 냈다.

다시말해 대기업은 절대로 생각할수 없는 제품을 우리회사가 찾아냄으로써 성공한 것이다.

남들과 똑같은 사고와 노력으로 남들을 앞지를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창의적인 사고와 과감한 투자,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바로 새로운 성공의 시작이 될 것이다.

IMF구제 금융시대가 우리 중소기업에 누구보다 많은 고통을 안겨주고 있지만, 동시에 중소기업 발전에 미래를 여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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