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살 문화…"죽음으로 사죄" 武式전통 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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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계 아라이 쇼케이 중의원의원의 자살로 일본사회의 독특한 '자살문화' 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일본에서 자살은 일종의 미학 (美學) 으로까지 '대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일본검찰이 독직.부정사건 수사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뒤 수사대상에 올랐던 대장성은행국 간부 (1월28일).도로시설서비스 사장 (29일).도로공단 지사장 (2월2일) 등이 잇따라 자살로 생을 마쳤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 (伊丹十三)가 주간지에 자신의 여자관계를 다룬 기사가 난 것을 비관해 자살하기도 했다.

노벨상 수상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川端康成) 는 가스자살, 미시마 유키오 (三島由紀夫) 는 할복자살로 생을 마쳤다.

일본의 자살문화는 옛날 전국시대 무사들의 할복풍습, 2차대전 당시의 가미카제 (神風) 자살특공대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일종의 '전통' 이기도 하다.

학자들은 '죽음으로써 모든 빚을 갚는다' '죽으면 누구나 부처님 (호토케사마) 이다' 는 일본적인 의식이 자살문화를 조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도쿄 = 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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