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주민폭동 왜 화교에 분풀이하나…3%인구가 경제 70%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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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도네시아 경제위기와 맞물려 최근 불붙고 있는 인도네시아 주민폭동의 주공격대상인 중국계 화인 (華人.현지 국적을 가진 중국계주민) 들은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인들의 불만 표적이 돼 왔다.

인도네시아 전체인구 2억명의 3% 수준인 6백50만명에 불과한 이들 화인이 인도네시아 경제의 70% 가량을 장악해 심각한 빈부격차에 시달리는 현지인들의 질시 대상이 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의 인종폭동을 비롯해 매번 대규모 사회적 소요가 발생할 때마다 화인들은 현지인들의 공격을 받아 재산을 약탈당해 왔다.

중국계가 인도네시아 경제를 장악하게 된 것은 1945년 독립 이전 네덜란드 식민통치시대에 뿌리가 있다.

중국계들은 인도네시아인들과 달리 당시 네덜란드 식민통치자들에 적극 협력해 일정한 사회적 기반과 함께 부 (富) 를 쌓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국계들의 상당수는 기독교를 믿고 있어 인도네시아 전체인구의 85%를 차지하는 이슬람교도와 종교적인 마찰도 적지 않은 편이다.

그밖에 인도네시아의 중국계는 또 다른 동남아지역 화인들에 비해 정치적인 힘이 약해 현지인들의 공격에 자주 시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65년 중국이 인도네시아 공산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뒤 인도네시아 정국에 강력한 반 (反) 중국노선이 채택되면서 인도네시아 화인들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축소돼 현지인들의 빈번한 테러에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없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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