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경영대학원생 28명 방한 … 비빔밥·불고기·김치 요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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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배즙이 고기를 연하게 해주는군요. 집에 돌아가면 요리에 응용해봐야겠어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경영전문대학원인 슬로언 스쿨 에서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텟사 스트롱의 말이다. MIT 경영전문대학원 학생들 28명이 23일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을 방문해 한식을 배우고 직접 요리도 해보는 경험을 했다.

포드자동차 창업주의 5대 후손인 헨리 포드 3세(왼쪽에서 둘째)를 포함한 MIT 경영전문대학원 학생들이 23일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에서 직접 한식을 만들고 있다.


스트롱의 옆에 있던 헨리 포드 3세는 “미국에 돌아가면 앞으로 6개월은 한국 음식만 먹고 살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포드 3세는 미국 자동차 기업인 포드 창업주의 5대손이다. “지금껏 한식을 제대로 맛 본 적이 없다”는 그는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달콤새콤한 맛도 있는 것이 한식의 매력”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한국음식연구원을 방문한 이들은 ‘한국 연구 여행(Korea Study Tour)’을 위해 방한했다. 포드 3세를 비롯, 대부분이 한국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학생 브라이언 하워드는 “지원자가 워낙 많아 한국을 주제로 에세이를 써서 뽑힌 사람들만 참가할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포드 3세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가 처음”이라며 “한국인과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언젠가 꼭 가봐야지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MIT학생들은 숙대 한영실 총장을 만난 뒤 한식 강의를 듣고 삼삼오오 조를 짜서 비빔밥과 불고기·김치를 직접 만들었다. 스트롱은 김치 양념을 버무리면서 “이렇게 건강에 좋은 재료들이 섞여 톡 쏘는 맛을 낸다는 게 재미있다”며 “애정을 듬뿍 담은 손으로 버무려야겠다”고 농담을 던져 좌중을 웃게 했다. 김치 저장법을 질문한 포드 3세는 한국음식연구원 관계자가 “김치냉장고를 따로 쓴다”고 설명하자 “어떻게 생긴 건지 궁금하다”며 관심을 보였다.

 21일 한국에 온 이들은 비무장지대 등을 둘러봤으며 한국문화에 대한 경험을 더 쌓은 뒤 이번 주 돌아갈 예정이다. 

글·사진=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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