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탕 윤락묵인 폭력배-경관 뇌물사슬 적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호텔 증기탕 (옛 터키탕) 의 윤락행위등 불법행위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부산시청.구청.부산경찰청.경찰서 공무원과 폭력배들이 거액을 뜯어낸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지검 강력부 박충근 (朴忠根) 검사는 13일 부산시동구수정2동 올림피아호텔 증기탕에서 돈을 받은 혐의 (뇌물수수등) 로 경찰관 16명, 시청과 구청직원 2명, 폭력배 2명등 24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 이들이 96년초부터 지난 6월까지 업주로부터 9천여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며 "수사가 진척되면 뇌물액수는 더 늘어날 것" 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부산경찰청 김이수 (金二洙.40) 경사.동부경찰서 감찰계 심흥보 (沈興補.35) 경장.부산시청 위생과 민규현 (閔圭鉉.42.6급) 씨등 공무원 4명, 올림피아호텔 증기탕 업주 김기태 (金基泰.40) 씨, 폭력배 장지효 (張志孝.34) 씨등 모두 9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비리 경찰관 6명을 조사중이며 달아난 동부경찰서 강력반장 주대은 (朱大銀.49) 경위.부산경찰청 강력계 최정주 (崔精珠.37) 경사등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해 검거에 나섰다.

검찰 조사 결과 구속된 경찰관등은 증기탕의 윤락행위등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2백만~1천만원을 받은 혐의다.

특히 수배된 강력반장 朱경위는 폭력배들이 업주로부터 돈을 갈취한 사실을 알고 또다시 폭력배를 협박해 2백만원을 뜯어냈음이 드러났다.

朱경위는 업주로부터도 9백6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증기탕 업주가 2억원의 로비자금을 마련해놓은 사실을 밝혀내고 수사를 확대중" 이라며 "이 사건은 윤락을 매개로 업자.공무원.폭력배가 비리 커넥션을 이루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