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물가 6년 만에 마이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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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라 디플레(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디플레로 빠져들면 내수경기가 더 위축되고,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타격을 입게 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일 “2월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02년 12월 이후 6년여 만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계속 둔화됐다.

통계국은 이날 “생산자 물가도 지난달 4.5% 하락했다”고 밝혔다. 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1.1%)과 1월(-3.3%)에 이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 하락의 원인에 대해 통계국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데다 중국의 지난해 물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가 동시에 마이너스를 기록함에 따라 이런 상황이 몇 분기 이어지면 본격적으로 디플레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올해 최악의 경우라도 5% 이상의 경제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디플레로 판단할 상황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민은행은 추가 금리 인하의 여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 이후 최근까지 다섯 번에 걸쳐 금리를 2.16%포인트 내렸다. 쑤닝(蘇寧) 인민은행 부행장은 9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금융계에서는 디플레 압력을 낮추고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0.54~0.81%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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