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젊은 목숨 앗아가는 음주문화 근절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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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학 새내기들이 술 때문에 생명을 잃는 어이없는 일이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강릉과 인천 소재 대학교 학생 두 명이 신입생 환영회에서 과음한 뒤 추락사했다. 신입생들의 음주 사고를 막기 위해 최근 정부와 대학이 애를 쓰긴 했지만, 아직 대학가의 잘못된 음주 관행을 근절하는 데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더 이상의 사고를 막으려면 캠퍼스에 건전한 음주문화가 뿌리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전국 대학 총학생회장 앞으로 편지를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복지부는 대학마다 절주 동아리가 생기도록 예산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교육을 통해 술의 폐해를 정확히 알리는 일이다. 사실상 적잖은 중·고생이 음주를 체험하는 점을 고려해 교육 시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성폭력 예방교육처럼 음주 및 흡연 예방교육도 의무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잘못 들인 음주 습관은 평생 가는 법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미리 절주를 가르쳐야 우리 자녀들의 평생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

술로 인한 피해는 비단 개인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음주 관련 질병 때문에 지출되는 건강보험 등 사회적 손실액이 연간 2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국내 알코올 중독자 비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술에 목숨 거는 우리 사회의 무분별한 음주문화에 경종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