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공부하고 즐기고 … 탄광지역에 잇단 장학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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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도계고 민기성(2년·17)군은 학교 뮤지컬 동아리 회원이다. 동아리가 공연한 뮤지컬 ‘뺀찌와 철조망’에도 출연했다. 지난해까지 민 군 등 동아리 회원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 학교 체육관이나 도서실에서 춤을 연습했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도계 청소년장학센터로 연습장소를 바꿨다. 이곳에 전용 음악·댄스활동실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연습할 때는 춤 동작을 동료가 바로 잡아 줬지만 이곳에서는 대형 거울로 비춰진 모습을 보며 동작을 익히고 있다. 민 군은 “시설이 깨끗하고 분위기도 좋아 춤 연습은 물론 컴퓨터와 책을 읽기 위해 매일 센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개관하는 도계 청소년장학센터. 은행 지점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삼척시 제공]


◆탄광지역을 바꿀 청소년 인프라= 교육환경이 열악한 탄광지역에 청소년 장학센터가 잇따라 들어선다. 19일 삼척시 도계읍 전두리에 문을 연 도계 청소년장학센터가 시작이다.

강원도는 탄광지역 청소년에게 학습·정보·건강 증진 등 자기를 계발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로 하고 모두 183억원을 투자해 청소년장학센터 건립을 시작했다. 도계 청소년장학센터에 이어 3월에는 정선군 신동 청소년장학센터와 영월군 상동 청소년장학센터가 각각 문을 연다. 태백시에는 철암동과 황지동 등에 2개, 정선군 사북읍에도 장학센터가 건립된다.

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한 도계 청소년장학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전체 면적 1916㎡)에 동아리방, 음악·댄스활동실, 휴게실, 공부방(260석), 노래연습장, AV감상실, 정보검색실, 상담실, 강의실 등 지역 청소년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시설을 갖췄다. 다른 장학센터에도 공부방 등 기본적인 시설 이외에 체력단련실, 미디어센터, 열린 도서관 등으로 꾸며진다. 신동 청소년장학센터는 먼 거리 청소년의 이용 편의를 위해 통학버스가 배치됐으며, 사북 청소년장학센터는 청소년의 체력 향상은 물론 주민의 건강을 위해 체육관도 들어선다.

도계 청소년장학센터 유리공예교실에서 청소년들이 유리를 녹이고 있다. [삼척시 제공]


◆어떻게 운영되나= 장학센터는 해당 시·군이 맡아 운영한다. 삼척시는 이곳에 직원 1명과 청소년 지도사 2명, 시설관리자 2명 등 5명을 배치했다. 운영예산 3억 원도 배정했다.

도계 청소년장학센터는 4월부터 교육문화 프로그램으로 논술교실, 원어민이 지도하는 영어교실, 숙제지도, 난타교실, 드럼교실, 유리공예교실 등을 운영한다. 또 학교와 연계해 인터넷 중독예방교실과 봉사, 상담교실도 운영한다. 영화 감상과 전문 강사의 특별강연, 동아리 발표회도 수시로 마련할 방침이다. 도계 장학센터는 이미 지난 1월 유리공예교실과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영화감상실, 독서실, 정보검색실, 노래방 등은 주민에게도 개방된다. 도계 이외에 다른 장학센터도 지역 특성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할 계획이다.

김상표 자치행정국장은 “장학센터는 탄광지역의 열악한 교육·문화환경을 개선해 이 지역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설”이라며 “장기적으로 탄광지역 인구 감소를 막는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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