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피서지 점검]경남 남해 상주해수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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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6일 새벽3시30분. 어둠이 가시지 않은 경남남해 상주해수욕장 백사장. 건장한 남자 30여명이 백사장의 쓰레기를 부지런히 주워 비닐봉지에 담고 있다.

상주해수욕장번영회.새마을협의회 상주면지회 회원들이다.

이들은 해수욕장이 개장된 지난 12일부터 자발적으로 나서 매일 새벽 백사장청소를 하고 있다.

5리길 백사장을 샅샅이 훑는데는 5시간30분이나 걸려 오전 9시나 돼야 허리를 펼 수 있다.

회원 5백여명이 하루 30여명씩 교대로 청소하고 있다.

상주어촌계에서는 사흘에 한번씩 소형어선 6척과 스쿠버다이버 10명을 동원해 바다청소도 한다.

또 해수욕장번영회 소속 점포 50여개와 민박집 4백여곳에는 어김없이 상품 1백여종의 가격표가 붙어있다.

이때문에 이 해수욕장에는 바가지요금이나 흩어진 쓰레기더미등 다른 피서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질서 행위가 사라진지 오래다.

2~3년전만해도 이곳은 쓰레기투기.바가지요금등으로 피서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번영회가 본격 활동을 벌이면서 이같은 무질서는 모두 사라졌다.

번영회는 또 상주해수욕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올해 9천여평의 개인땅을 빌려 모두 1만2천여평의 주차장을 확보했다.

특히 6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아르바이트 대학생 50여명을 고용, 차량안내.미아보호.쓰레기봉투 나눠주기등 활동도 펴고 있다.

번영회 소속 계도요원 1백여명이 해수욕장 곳곳에 배치돼 각종 무질서 행위를 예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바가지요금을 없애는데는 무엇보다 번영회가 외지인들에게 점포나 땅을 빌려주지 않도록 마을 주민들을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

강영두 (姜英斗.59) 번영회장은 "피서철 한때 땅을 빌려 영업활동을 하는 외지인들은 '한몫 단단히 잡자' 는 생각 때문에 번영회의 지도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며 "올해는 50여개 점포중 일부를 빼고는 모두 고향주민들이 운영해 협조가 잘 된다" 고 말했다.

남해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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