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호텔 주변 주민들,외국인 숙소옥상 '半裸일광욕'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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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외국인들이 남보란듯 상반신을 드러낸채 일광욕을 즐겨요. 마침 방학이어서 아이들이 집에 있는데 창문에 커튼을 칠 수도 없고 곤혹스러웠습니다.

" 서울광진구광장동 워커힐호텔 고객담당 지배인은 최근 이웃한 워커힐아파트 주민들의 잇따른 항의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호텔내 외국인 전용 기숙사 3층 옥상에서 외국인들이 일광욕을 하는데 '풍기문란' 혐의가 짙으니 중지시켜달라는 내용이었다.

일광욕의 주인공은 프랑스등에서 6개월~1년간 초청된 남녀 혼성 '워커힐쇼' 단원 40여명과 외국 출신 주방장및 직원들로 햇볕만 나면 옥상으로 나와 돗자리를 펴고 드러누워있기 때문. 더구나 워커힐쇼 단원들은 쇼에서 자연스럽게 상반신을 노출하듯 일광욕을 할때도 '토플리스' 차림인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의 일광욕장은 아파트단지와의 거리가 10여에 불과해 51동과 52동등 근접한 아파트에서는 빤히 내려다 보이고 아파트단지내 길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구경할 정도였다.

호텔측은 일단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외국인 직원들에게 "옥상 일광욕을 자제해 달라" 고 협조를 구했으나 쇼단원과 직원들은 "완전히 벌거벗는 것도 아닌데 일광욕을 금지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 며 일광욕을 고집했다.

결국 호텔측은 최근 옥상 출입문을 아예 잠가버려 일광욕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고정애.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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