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트윈스 하루만에 2위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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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타구가 방망이 끝을 떠나는 순간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3만5백명의 만원관중은 모두 숨을 죽였다.

타구는 얄밉도록 천천히 굴러갔다.

타구가 전진수비한 삼성 2루수 정경배의 글러브에 닿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모든 관중들의 입에서 "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볼은 글러브 밑을 지나 우익수쪽으로 떼굴떼굴 굴러갔다.

LG가 삼성 2루수 정경배의 결정적인 실책에 힘입어 6연패의 사슬을 끊고 하루만에 2위로 복귀했다.

LG는 3 - 3으로 팽팽히 맞서던 6회말 1사 2, 3루에서 유지현의 타구를 정경배가 빠뜨리는 사이 2점을 달아나 5 - 3으로 앞섰고 동봉철의 적시타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삼성은 곧바로 7회초 이승엽.양준혁의 연속안타로 반격의 기회를 잡았으나 김종훈.김한수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추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2, 3위의 맞대결답게 초반 서로 점수를 주고 받아 균형을 이룬 두 팀은 "큰 경기일수록 실책에 의해 승부가 갈린다" 는 속설대로 정경배의 실책 하나로 명암이 갈렸다.

LG 송유석은 프로통산 열번째 3백경기 출장의 주인공이 되면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은 4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타격선두 양준혁은 두경기 연속홈런 포함, 5타수4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타율을 0.387까지 끌어올렸으나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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