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지원자 줄어 울상 …호황 계속돼 입대특혜 효과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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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군당국이 입대지원자 부족으로 울상이다.

군당국은 근래 신병 (新兵)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올해는 18년만에 처음으로 목표인원 (14만여명) 도 채우지 못할 전망이다.

지원자에 대한 푸짐한 격려금 (현금 일시불로는 1만2천달러, 추후 대학 진학경비로는 4만달러까지) 도 별 효력이 없다.

모병 관계자들이 고교나 공장지역을 돌아다니며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미 국방부 조사에 따르면 89년에는 16~21세 연령층의 17%가 군입대에 흥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비율은 점점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2%에 불과했다.

군 관계자들은 입대 희망자가 줄어드는 주요원인으로 경제호조와 군이 특유의 '남성다움' 을 잃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재 미국경제는 모병제가 도입된 73년 이후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업률은 4.8%로 23년래 최저치이며, 57개 대도시 지역에서는 완전고용이라는 3%를 밑돈다.

일자리가 충분한데 군입대가 매력적일 리 없다.

또 하나는 군대의 남녀평등적 요소의 확대및 여군의 증가로 젊은 남성들이 느끼는 군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 꼬리를 무는 군 내부의 성학대나 동성연애 문제가 명예나 단결심등 군대의 전통적 덕목에 흠집을 내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로드 아일랜드주 네이벌 워 대학의 매쿠빈 오웬스 교수는 "전문기술이 중시되는 해.공군이나, '남성다움' 의 전통을 유지.강조하는 해병대는 아직 괜찮은 편이나 육군은 현재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고 진단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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