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가족공원내 황소개구리 무더기 서식 … 소탕작전 전개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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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8일 오전 서울 용산가족공원내 주차장옆 연못주변. 연못옆으로 다가서자 여기저기서 어른 주먹만한 황소개구리 10여마리가 "풍덩" "풍덩" 소리를 내며 물속으로 뛰어든다.

이같은 상황은 공원내에 있는 8곳의 다른 연못들도 마찬가지. 한곳당 수십마리의 황소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주로 중부이남 지역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소개구리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무더기로 살고 있는 것이다.

"밤만 되면 황소울음처럼 커다란 소리를 내는 개구리들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합니다.

연못에 서식하는 각종 곤충이나 물고기들을 모두 잡아 먹습니다.

" 공원 관리인 김병진 (金秉珍.30) 씨는 이곳에 서식하는 황소개구리가 너무 많아 관리인들이 아무리 잡아도 숫자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생태계 파괴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황소개구리가 용산가족공원에 처음 진출한 것은 70년대 초반. 미군이 이곳을 전용 골프장으로 사용할 때부터 이미 서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황소개구리가 골프공을 물게되면 행운이 따른다는 미신때문에 미군들이 본국에서 몇마리 가져와 연못에 풀어놓은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최근 용산가족공원에 황소개구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생태계 보호를 위해 우선 직원들을 동원, 잡기운동을 실시한뒤 제대로 안될 경우 주민들도 참여하는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펼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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