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이창호 9단은 96으로 인내했다. 97, 99로 회돌이를 당하자(100=이음) 백△의 위치가 이상해졌지만 그런 체면은 잠시 접어 두고 전력을 기울여 석 점에 숨결을 불어 넣는다. 다시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살려놔야 큰 변화를 꿈꿀 수 있는 것. 한데 이세돌 9단의 101이 조용히 의표를 찌르고 나온다. 검토실의 예상은 ‘참고도2’ 흑1로 뻗는 수. 6까지 산 뒤 백은 A의 절단과 B의 움직임을 맞보게 된다. 그래서 백도 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세돌은 101로 살짝 비켜서며 ‘큰 변화’를 막아버린다.
이창호 9단이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수양이 깊은 이창호지만 이젠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음을 절감하고 있다. 그는 102로 나가더니 108까지 우지끈 끊어버렸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