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외국인 덕 … 백화점 매출 선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열흘간에 걸친 백화점 송년 정기세일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8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 세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3.1%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4.5%, 신세계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은 각각 5.7%, 6.4% 늘었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 신장률은 이들 백화점의 지난해 송년세일 신장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2006년보다 5.7% 많았다. 지난해 현대(9.0%)와 신세계(9.9%)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럼에도 최근의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하면 백화점들이 이번 송년세일에서 선방한 것으로 유통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매 판매액 동향에 따르면 9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1.3% 감소했고, 10월은 1.6% 증가에 그치는 등 소비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의류 판매가 주춤했지만, 해외명품·화장품·잡화·식품 분야 매출이 좋아 지난해보다 매출이 올랐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정상 가격보다 많이 싼 초특가 상품을 많이 배치해 세일 초반 고객이 몰렸다. 일본인 등 외국인의 구매 증가 덕도 봤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환율에 따른 해외명품 가격 인상과 해외여행을 줄인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명품과 화장품을 구입한 게 한 요인”으로 꼽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식품 매출이 늘어난(7.7%) 것은 외식 대신 가정식을 많이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세일 매출 호조로 소비가 풀렸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