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전쟁 연초부터 가열-두산그룹,대전 선양소주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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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두산그룹이 대전소재 소주회사인 선양주조를 인수해 진로와의 본격적인 소주전쟁을 선언했다.두산그룹(朴容旿회장)은 2일“지난해12월31일자로 두산음료와 두산유리가 70억원씩 투자해 1백40억원에 선양주조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선양주조는 74년 설립된 연산 6만㎘규모의 소주회사로 대전.
충남지역 시장점유율 63%,전국시장점유율 4.3%(96년말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93년 강릉소재 경월소주를 인수해 소주업계에 진출한 두산그룹은 이번에 다시 선양주조를 인수,중부지방에 물류거점을 확보하게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전국판매망을 구축해 진로그룹과의 한판 소주전쟁을 벼르고 있다.
두산그룹은 선양소주에 대한 실사(實査)가 끝나는 대로 선양주조를 두산경월에 통합해 경영효율을 높이는 한편 기존의 희석식 소주는 물론 증류식.혼합식 소주등 제품생산을 다양화하고 품질을고급화해 진로의 소주시장 아성에 도전한다는 방침 이다.
이같은 두산그룹의 움직임에 대응해 진로는 당초 금년말까지 끝내기로 한 경남마산의 소주공장 건설을 앞당겨 지방소주시장을 적극 공략해 두산의 공세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조선맥주는 진로.두산경월의 공세로 고전이 예상되는 지방소주회사를 대상으로 인수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이미 작년11월중 영남지방 소주사들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소주시장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는 조 선맥주로서는 작년말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자도주(自道酒)판매제가 폐지돼 자유시장경쟁체제가 된 것을 소주시장 진출의 호기로 생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소주시장이 대외에 개방되기 때문에 정부당국도 조선맥주의 소주시장 참여를 불허할 이유가 없다.
조선맥주가 지방소주사중 하나를 인수해 소주시장에 참여하게 되면 소주시장도 올해부터는 맥주.양주에 이어 두산그룹.진로.조선맥주의 .빅3'체제로 가면서 경쟁이 더욱 불꽃튈 전망이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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