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마켓 랠리’끝 어디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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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코스피지수가 5일 보름 만에 장중 1200선을 회복했다. 종가(1181.5) 기준으로도 지난달 24일 저점(938.75)에 비해 26% 뛰었다. 아직 미국 대선 효과와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란 호재도 남아 있다. 하지만 주가가 마냥 오를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 이미 전 세계 실물 경제가 꺾이고 있다. 내년엔 더 어려워질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베어 마켓 랠리(약세장 속 주가 상승)’의 끝이 어디가 될 것인가다. 최근 열흘 새 가파르게 오른 업종은 기계·철강·운수장비·건설이다. 이들은 9월 말부터 한 달간 낙폭이 가장 컸던 업종이다. 업황 전망도 하나같이 밝지 않다. 이번 반등이 지나친 하락 폭을 일부 되돌리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민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단기 반등으로 코스피지수는 1130~133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주가가 청산가치와 같아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는 코스피지수 1240선이다. 또 올 들어 코스피지수 1300 이하에서 거래된 주식의 양은 전체의 13.5%에 불과하다. 최소한 1200대 중반까지는 지수 상승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과신은 금물이다. 지난달 중순 세계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는 안도감이 퍼지면서 주가가 뛰자 주요 증권사는 1400선까지는 무리 없이 갈 거라고 봤다. 하지만 1360선에서 발목이 잡힌 이후 930선까지 단숨에 미끄럼을 탔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지금 주가가 좀 더 오를지, 꺾일지를 맞히는 건 불가능하다”며 “발 빠른 대응보다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오를 만큼 올랐다고 생각해 팔았는데 급등세가 이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더 뛸 걸로 보고 추격 매수에 나섰는데 순식간에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황 위원은 “주식을 팔 사람은 일단 지수가 고점을 찍고 꺾일 때 남들과 같이 파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단기 반등이 끝난 뒤의 주가는 아직 점치기 쉽지 않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영원 전략분석실장은 “기업 이익 감소로 내년 코스피지수는 844~1354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투자분석팀장은 “등락은 있겠지만 그간 풀린 돈이 증시에 들어오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경우 내년 상반기 중 1350~1540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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