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또世代' 겨냥 복고풍 새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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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나만의 삶과 멋을 찾으라」는 강렬한 메시지의 미시족 겨냥 광고가 2~3년전부터 크게 히트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남편도 배려할 줄 알아야 바람직한 주부」라는 식의 복고풍 광고들이 등장해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명 「따또세대」를 겨냥하고 있는 이들 광고는 가구.가전.의류등 주로 고가(高價)의 가정용품 선전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따또」란 「따로 또같이」의 준말로 광고내용중 신세대 주부의 개성을 종전대로 강조하긴 하지만 곧이어 반드시 남 편의 존재를더욱 강렬하게 부각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미시족겨냥 광고와 차이가 있다.
신세대 주부들이 자기주장이 강한 게 사실이지만 일부 CF에서처럼 모든 것을 팽개치고 자기만 챙기는 미시족보다 따또세대가 더 실제 주부상에 가깝다는 게 이런 CF를 낸 광고 담당자들의설명이다.
돈주머니를 쥔 쪽은 여전히 아내지만 아무래도 남편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편이 상품을 구입할 때 명분도 더 서는 만큼 따또세대를 내세우는 것이 미시족 일변도보다 소비촉진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남편따로 아내따로 공간을 나눴다는 개념의 라자가구 「누드우드 남과 여」광고는 내팽개쳐진 옷을 들고 「내옷은 어디에 걸어?」라며 불평하는 남편을 향해 아내가 미시족 특유의 「알아서 정리 못해!」라는 응수를 하면서도 이미 남편의 옷 공간이 따로 있는 가구를 마련해놓았다는 내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부작 신(新)현모양처 시리즈도 「주부도 9시면 퇴근해야죠」라고 주부의 자기시간 찾기를 강조한뒤 곧이어 「남편의 기(氣)를 살려주세요」편으로 넘어가 내조자로서의 자신을 재발견하는 신 현모양처상(像)을 그리고 있다.세탁중 남편 옷에서동전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직장일로 지쳐버린 남편의 안쓰러운모습을 떠올리다 주머니에 몰래 용돈을 넣어준다는 내용이 자기자신만을 고집하는 기존 미시족 광고와 크게 차이가 난다.
「이혼합시다!」라는 파격적인 자막으로 시작되는 한일합섬 캐주얼의류 브랜드 윈디클럽 CF도 같은 맥락이다.모처럼의 일요일,외출하고싶다는 자기욕망이 앞선 아내가 피로에 지쳐 곯아떨어진 남편을 보며 「이럴 바에는 이혼」이라며 짜증을 낸 다.그렇지만결국에는 「그래도 하나뿐인 내남편인데…」라며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으로 돌아와 멋있는 옷이라도 한벌 사줘야겠다는 멘트를 삽입,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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