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준 연구중심 대학 다양한 아이디어로 응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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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68) 총재는 1976년 가난한 이들의 자립을 위해 낮은 이자로 소액 자금을 빌려주는 운동(마이크로 크레디트)을 시작했다. 유누스 총재는 20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가 이르면 내년부터 5년간 한국에서 1개월씩 머무르며 연구활동을 할 전망이다. 매년 1억원 미만의 연구비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화여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학교 박영일 R&D혁신단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분인 만큼 한국이 동아시아 평화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이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World Class University)이 되기 위해 20일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WCU 육성사업이 첫발을 디디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는 대학의 국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5년간 8250억을 투입하는 유명 석학 초빙 지원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프로그램은 ^새 전공과정을 만들어 해외 학자 초빙(유형 1), 기존 학과에 해외 학자 유치(유형 2) ^세계 수준의 학자를 비 전임교원으로 초빙(유형 3)이 있다. 제출된 사업안은 한국과학재단 심사를 거쳐 11월 말 최종 선정된다.

서울대는 새로운 전공으로 융합형 학과를 제안했다. 해외 학자들을 교수로 채용해 녹색성장 기조에 부합하는 ‘에너지환경화학융합기술’ 전공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음악·미술·공학을 융합한 ‘미디어아트공학과’와 ‘멀티스케일기계설계’ 전공, 의대와 농생대의 전공을 융합한 ‘바이오모듈레이션’ 전공 개설 계획을 함께 제출했다.

KAIST는 서비스 산업을 정보 산업과 연결시키는 지식서비스공학과, 철학과 수학을 결합한 수리철학 전공을 만들겠다는 제안서를 냈다. 권위 있는 원자력 고속증식로 설계 전문가와 세계적 전자회사에서 일하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전문가도 초청했다. 장순흥 교학부총장은 “노벨상 수상자도 모실 수 있었지만 향후 신성장 분야에 정말 도움이 될 만한 분을 엄선했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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