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일본 벤처기업 産婆 노무라기업정보 고토 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일본기업들이 경제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벤처기업 창설과 기업 흡수.합병(M&A)이 급증하고 있다.
그 한복판에 「기업복덕방」노무라(野村)기업정보의 고토 미쓰코(後藤光男.61)사장이 있다.
지난 7년동안 그는 모두 1천여건의 벤처기업 창설,기업 흡수합병등을 중개해 이중 1백70여건을 성사시켰다.지난해는 삼성그룹의 유니온광학과 락스 인수건을 중개했고 『기업제휴의 시대』『새로운 출발』이라는 두권의 한국어판 책을 낼 정도 로 한국과도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고토 사장을 만나봤다.
-일본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자동차.전자전기.화학.기계.중공업등 그동안 일본을 이끌어온중핵산업들이 피로현상을 보이고 있다.대기업은 효율이 낮고 변화에 쉽게 적응할수 없어 일본의 발전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가장 보수적 성향의 도요타자동차가 중소기업인 아사히 솔라와 벤처기업을 만든 것도 뉴비즈니스 분야에서 대기업의 한계를인식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한가.
『일본에는 벤처기업의 상장기준이 완화됐다.또 일본 금융기관들도 부동산 담보없이 기술과 신용만으로 돈을 빌려줄 만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사업재 구축에 따른 대기업의 인원삭감으로 중소기업에 좋은 인재가 흘러들어간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도 경쟁력없는 기업은 도태시키고 유망한 분야에 대한 M&A를 적극 허용해야 할 것으로 본다.』 -M&A나 벤처기업은 위험도도 높다.거래를 주선할때 포인트는 무엇인가.
『미국은 서류위주로 한 기업의 모든 것을 파악한다.그러나 일본에서는 서류뿐만 아니라 경영자의 인물평가도 중요시한다.노무라기업정보가 성사시킨 M&A의 대부분은 양쪽 경영자를 개인적으로잘 알고 있는 경우다.』 -한국기업과 경제에 대한 견해는.
『한국은 아직 효율적인 대기업을 갖고 있다.
세계를 지향하는 기업의 생동감도 한국의 미래에 긍정적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현재 일본의 대기업가운데 3할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