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중기 대출 금리도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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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들이 이달부터 내부 기준금리를 인상키로 하면서 새로 대출을 받는 고객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본점과 지점 간에 적용하는 금리인 내부 기준금리(MOR)를 연 0.3%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내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올 1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내부 기준금리가 오르면 영업점이 본점에서 조달하는 금리가 높아지고, 신용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따라서 오른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변동금리형 대출에 적용되는 내부 기준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대출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달 비용이 올라가면서 금리 인상 요인이 생겼다”며 “시중금리의 변동 상황을 보면서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지출이 늘어나는 추석을 앞두고 물가와 환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금리도 오르면서 가계와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원화 대출금 잔액은 6월 말 현재 870조원으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8조7000억원 늘어난다.

보험사들도 공시이율을 올린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격인 공시이율이 올라가면 신규 가입자는 보험료가 싸지고 기존 가입자의 보험금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1일부터 연금이나 종신보험 등에 적용되는 공시이율을 연 5.4%에서 5.6%로 0.2%포인트 올린다. 신한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각각 5.3%에서 5.4%로 0.1%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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