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올림픽 7관왕 마크 스피츠 “자유형 50m 있었다면 나도 8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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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펠프스가 금메달 8개를 따내면서 뮌헨 올림픽 7관왕인 마크 스피츠를 넘어섰다. 전설이 된 두 수영 천재는 공통점만큼 다른 점도 많다.

펠프스는 아버지 없이 자랐다. 그가 7세 때 부모가 이혼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없는 설움을 수영장에서 풀었다고 펠프스의 누나 위트니는 말했다. 반면 스피츠는 아버지에게서 수영을 배웠다.

스피츠는 18살 되던 해 자신의 첫 올림픽인 1968 멕시코 대회에 나갔다. 당시 그는 금메달 6개를 따겠다고 말했다가 감기에 걸린 탓에 금 2·은 1·동1개를 따내는 데 그쳤다. 펠프스는 15세에 2000 시드니 대회에 첫 출전했으나 메달을 못 땄다. 19세에 출전한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금 6·동 2개를 땄다.

스피츠의 전성기는 22세이던 72 뮌헨 올림픽이었다. 참가한 전 종목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했고 세계 신기록 7개와 함께 금 7개를 땄다. 스피츠는 “당시 자유형 50m가 있었다면 나도 8관왕이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펠프스는 23세에 나간 베이징 대회에서 8관왕에 올랐지만 압도적인 승리는 6개였고 신기록은 7개였다.

스피츠는 단거리인 100m와 200m, 종목은 접영과 자유형이 주종목이었다. 펠프스도 접영과 자유형이 주종목이지만 200m와 400m가 전문이다.

체격은 펠프스가 뛰어나다. 스피츠는 키 1m85cm에 몸무게 79kg, 양팔을 벌린 길이는 1m87cm다. 펠프스는 키 1m93cm에 91kg, 양팔을 벌린 길이는 2m를 넘는다. 펠프스는 박태환(1m83cm)보다도 다리가 짧다. 다리는 밀도가 높기 때문에 부력이 낮아 수영에선 다리가 짧은 선수가 유리하다.

경기장에서 스피츠는 언제나 콧수염을 길렀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멋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요즘 기준으로는 멍청한 짓이다.

요즘 선수들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몸의 털을 밀어버린다. 펠프스는 이에 더불어 NASA·스피도와 함께 전신 수용복 제작에 참가하는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스피츠는 전성기 때 자기밖에 모르는 선수로 동료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펠프스는 동료에게 인기가 있는 팀플레이어다.

스피츠는 뮌헨 올림픽 이후 수많은 광고에 출연했다. 기업으로부터 엄청난 후원을 받는 스포츠 스타의 시초였다. 그러나 우유·헤어드라이기·시계·속옷 등의 너무 많은 광고에 출연해 광고 효과가 떨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펠프스가 스포츠 마케팅업체인 옥타곤과 1년 계약에 50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는 등 연간 3000만 달러 정도의 광고 수입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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