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광고,빽빽한 상품정보 과감히 생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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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일광고도 예뻐야 손님을 불러모은다.」 지난 20여년간 상품정보 위주의 고정된 틀을 유지해 온 백화점 세일광고 포맷이 최근 기업 이미지를 부각하는 쪽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세일기간 때면 으레 신문 전면광고로 퍼부었던 백화점 광고는 지금까지 전단지처럼 좀 더 많은 상품정보를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흑백지면에 「대바겐」「특종바겐」등의 머리제목만 걸고는 「영광굴비 8천원」「숙녀복 30%」등의 할인판매 정보로 광고란을 빽빽이 메웠었다.
그러나 올들어선 상품정보 부분은 한쪽 귀퉁이로 몰아내고 대신널찍한 여백을 고혹적인 모델사진과 감성적인 카피등으로 채워 소비자들의 쇼핑 욕구를 돋우는 차별화된 광고들이 잇따라 나타나고있다. 「봄바람입니다」(신세계백화점),「여자이기 때문에 행복하다」(현대백화점),「아가씨라고 부르면 네 라고 해보는 겁니다」(신세계백화점)등이 그것.
신세계백화점은 지난1월말 「겨울 대마감전」세일광고에서 주부가걸상을 들고 꿇어앉아 벌을 서는 모습에 「지각하셨다구요?」라는카피로 마지막 겨울쇼핑찬스임을 강조하면서 상품정보는 전체 면적의 10% 정도로 줄여버렸다.
12일부터 시작된 이번 정기세일을 앞두고는 「품질보증」이라는커다란 도장을 비주얼로 표현한 뒤 「이런 세일 보셨습니까」하고는 상품정보는 아예 빼 버렸다.
현대백화점도 이번 세일을 맞아 절반이상의 면적에 꿈꾸는 듯한모습의 모델사진 에 「HAPPY SALE-여자이기 때문에 행복하다」라는 카피를 채워 시선을 모았다.
현대백화점은 올들어 특히 정기세일 이외의 일반 판매행사 광고들을 기업 PR성 광고로 바꿔가고 있다.
지난달 새로 단장해 문을 연 아크리스백화점도 이번 세일을 맞아 전면광고 중 절반정도를 이미지 광고로 꾸몄다.
백화점 업계에선 이를『시장상황의 변화와 이에 따른 차별화 마케팅전략 때문』으로 풀이한다.
최근 여러 형태의 할인매장이 급속히 늘면서 백화점 세일의 매출증대가 한계에 이르고 백화점마다 세일품목.가격등에 큰 차이가없다는 것.
때문에 빽빽한 상품정보보다는 「기분좋고 가보고 싶은 백화점」이라는 이미지 차별화가 광고표적이 되고 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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