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화협정 체결후 군사관계-주한미군 철수 논란 거셀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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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미 정상이 16일 북한에 제의한 4자회담은 남북한및 한.
미간 군사관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이 4자회담을 받아들이고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남북한및 미.중이 한반도에서 지난날의 대결구도를 청산하고 남북한및북.미가 선린관계를 갖겠다는 의미다.
53년 6.25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북한및 중국과 유엔군사이에 전쟁을 임시로 중단하는 정전협정이 평화협정로 바뀌게 되면 남북한 사이에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DMZ)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평화상태가 된다.
또 남북한을 비롯한 미.중사이의 평화협정 체결은 종전후 북한군의 또다른 남침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유엔사령부의 존립의의가 사라지고 따라서 유엔사 해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주한(駐韓)미군의 철수문제도 제기될 게 분명하다.그러나 미국은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앞으로 상당기간 한반도에 미군을 주둔시킬 생각인 만큼 이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질 것이다. 최소한 한반도 주둔 명분을 다시 설정,국제적 공감을 받아야하는 문제가 따르게 될 것이다.
북한이 4자회담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지만 결국 수용할것이라는 전제를 한다면 군사부문에서도 이러한 혁명적 변화는 불가피하다. 이에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남북한이 평화협정을 맺더라도 그들의 기본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한낱 종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한다하더라도 그들이 1백여만명의 병력과 화력을 감축하는 조치를 순순히 취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군사전문가들은 월남 공산화 과정을 상기시키면서 신뢰구축없는 평화협정은 무의미함을 강조하고있다. 월맹의 군사력을 그대로 둔 채 평화협정 체결만으로 안심하던 월남은 월맹에 허를 찔렸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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