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對北식량지원 적극자세에 韓.美 미묘한 갈등-미국 입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대(對)북한 지원과 관련,미국이 이제까지 취해왔던 입장은 『한국등 관계국들과 긴밀한 협의를 해보겠다』는 원칙론적 수준이었다.지난해 북한에 구호기금으로 22만5천달러를 전달한 것도 유엔등 국제 여론을 의식,「등떼밀리듯」 체면치레를 한데 불과한 것이었다.그러나 17일 미재무부 적성국 수출통제 담당부서의 댈런 매키니 공보담당관은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을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명백히 했다.미국이적극 지원쪽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확 실히 느끼게하는 대목이다.
미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북한 전반에 대한 인식이 상당부분 개선됐음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워싱턴의 한 정치분석가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경수로 협상 과정을 통해 미국은 어느정도 북한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 적하고 있다.최근 들어서는 우성호의 송환,또 이제까지 거부일변도였던 미군실종자 송환협상에 북한이 응한 것도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하는 주요 변수가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기서 부담스러운 것은 한국정부다.특히 한국이 대북한 쌀지원 문제를 두고 곤욕을 치른것을 잘 알고 있기에 미국으로서는 선뜻 앞서나가기도 어려운 처지였다.분석가들은 『이같은 「부담」과 「화답」을 적절히 조화시킨 방안이 바로 민 간기구들의 지원신청을 승인해주는 형식의 대북지원』이라고 말한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