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원웅 FTA 마이웨이’에 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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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이 17대 국회 막바지에 당 소속인 김원웅(사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통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할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안건이 상임위로 넘어오면 ‘안건 상정→소위 회부→전체회의 의결’의 순서를 밟게 된다. 그동안 한·미 FTA 비준안은 야당의 반대에 부닥쳐 법안소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소위에 회부하면 이런 족쇄가 풀리게 된다.

김 위원장은 일요일인 18일 국회 상임위원장실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비공개 심야 회의를 하고 쇠고기 협정문을 둘러싼 한·미 간 추가 협의 내용을 보고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가 미국의 양해를 얻었다고 전달한 내용은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 시 한국의 검역 주권 보장 명문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분류 기준 재정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0일로 예정된 한·미 추가 협의에 대한 정부의 최종 발표를 지켜본 뒤 FTA 비준안 처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소 김 위원장이 한·미 FTA에 적극적이었던 점에 비춰 이미 비준안을 표결 처리키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뒤통수를 맞게 된 김효석 원내대표는 19일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크게 화를 냈지만 김 위원장이 워낙 소신파여서 지도부의 통제에 따를지는 미지수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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