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高校 도서실 유명무실-장서 낡고 신간 거의없어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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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학교 도서실이 제구실을 못한다.전인교육의 밑바탕으로 독서지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특히 대입 수능시험과 논술시험 도입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 독서열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 도서실이 학생들의 이같은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도서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서울서초동 S고 도서실의 경우 보유장서는 8천여권.그러나 50%이상이 한국.세계문학전집등 전집류 또는 백과사전류고 단행본들은 낡거나 오래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학생들이 읽을만한 책이 별로 없다.그러다 보니 대출실적은 1주일에 30~ 40권 정도로 극히 미미하다.
94년4월 현재 서울시내 학교도서실의 학생 1인당 보유장서수는 중학교 1.71권,고교 3.01권.그나마 낡거나 오래된 책이 대부분이다.
서울 양정고의 엄규백(嚴圭白)교장은 『올해 학교운영비와 육성회비의 일부,심지어 과학도서구입 명목으로 실험비의 일부를 끌어모아 1백만원 남짓의 도서구입예산을 마련했지만 학생들이 볼만한책을 구입하는데는 턱없이 부족하다』며『다른 학교 들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도서구입비가 1백만원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필독도서 30권을 선정해 학생들에게 읽히고 있는 서울 인창고의 이시훈(李時薰)교감은『학교 도서실에서 필독도서의 일부라도 구입,소장하면서 학생들이 돌려읽을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쥐꼬리만한 도서구입비로는 교사들 이 필요한 전문서적등을 구입하고 나면 더 이상 여력이 없어,학생들이 필요한 책은 직접 구해 읽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숭문고의 허병두교사(국어)는 『교육부내에 학교 도서실을 관장하는 부서가 없는 것은 물론 지원 또한 전무한 실정』이라며 『정보화시대에 학교 도서관은 멀티미디어등을 활용한 시청각 교육의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金南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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