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 책가방 챙기기 ‘학교 놀이’ 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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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심리전문가 이보연(左)씨와 구정은씨. [사진=정치호 기자]

초등학생들은 학년이 바뀔 때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습 내용은 어려워지고 선생님과 친구들도 낯설어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들도 생긴다. 이렇게 문제 행동이 나올 때는 원인부터 찾되 서두르지 않고 적절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과 최근 『당당한 맞벌이 엄마가 만드는 당당한 우리 아이』를 펴낸 아동심리전문가 구정은씨에게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법을 유형별로 들어봤다.

◇쉽게 흥분하고 집중을 못해요=알림장을 제대로 써오지 않고 공부할 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들이 있다. 저학년 가운데 특히 이런 학생이 많다.

이렇게 산만한 아이는 지켜야 할 사항과 하루의 계획표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놓고 실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일을 계획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말이다.

물건을 정리정돈하는 법도 연습시킨다. 종이접기, 그림그리기 등 학습 준비물을 하루 전 책가방에 챙겨넣고 엄마가 말하는 대로 물건을 하나씩 꺼내게 한 뒤 다시 정리하도록 한다. 벌을 주는 식이 아니라 게임을 하듯 한다. 산만한 아이는 머리에서 떠오른 생각을 참지 못해 ‘떠들기 대장’이 되기 쉽다. 이런 아이는 보드게임 같은 규칙적인 게임을 시켜 인내심을 기르도록 한다.

◇매사에 걱정과 겁이 많아요=시험 당일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학교를 못 가겠다는 아이들이 있다. 대개 겁이 많아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실수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을 겁을 주거나 혼을 내서 억지로 학교에 보내는 건 좋지 않다. 차라리 칭찬을 자주 해주고 실패를 의연하게 받아들이도록 가르쳐야 한다.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알려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깊게 심호흡을 하면서 푸른 초원 등을 떠올려 10여 분간 명상을 하게 한다. 겁 많은 아이는 남에게 의지하는 경향도 있으므로 자기 일을 스스로 하도록 자신감을 심어준다. 친구들과 단체활동에 꾸준히 참가하게 해 자율성을 키워주는 것도 좋다.

◇선생님이 무서워요=아이가 ‘왜 나만 미워해’ ‘선생님이 무섭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주변 어른 탓이므로 되새겨봐야 한다.

특히 취학을 앞둔 아이에게 “너, 학교 가서도 이러면 선생님한테 혼난다” “학교 선생님은 유치원 선생님이랑 달라, 얼마나 무서운데”라는 식으로 겁을 주면 선생님의 작은 행동에도 아이가 지레 겁을 먹는다. 선생님을 흉보거나 무조건 아이를 혼내기보다는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좋다.

특히 저학년은 문제가 생겼을 때 남 탓을 잘한다. 자기가 잘못해 놓고도 야단을 맞기 싫어 선생님은 나쁜 사람이고, 자기를 미워한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는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경위를 살펴 대화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난 뭘 해도 못해요=매사 의욕이 없고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아무리 공부를 시키려 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이럴 땐 자녀의 학업 스트레스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구씨는 “부모가 아이의 부족한 부분만 다그치면 공부를 포기할 수도 있으므로 자신감부터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너는 수학 실력은 부족하지만 피아노 실력은 최고잖아” “축구 실력이 좋은 걸 보니 운동에 소질이 있구나”라는 식으로 칭찬해 준다. 취약한 과목은 교재 수준을 낮춰 성취감을 먼저 느끼게 한 뒤 점점 수준을 높여 준다.

민선화 기자 ms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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