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韓銀총재 法개정 반대-銀監院분리등 신중처리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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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김명호(金明浩)한은 총재가 지난 20일 중앙은행 제도개편에 관한 정부안이 전격 발표된 후 처음으로 24일 홍재형(洪在馨)부총리를 포함한 경제장관들과 만나 정부안에 반대하는 자신의 공식적인 의견을 완곡하게 밝혔다.
金총재는 이날 오후 과천 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배석자」로 참석,『한은법 개정은 국민경제의 근간을 이뤄온 중요한 법률체계를 바꾸는 일인 만큼 논의도 그에 걸맞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으나 이미 洪부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더이상의 협의는 없다』고 밝힌 뒤라「배석자로서의 발언」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정부는 이날 경제장관회의에서 중앙은행 제도개편에 관한 재경원안(案)의 제안설명을 한데 이어 2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27일께 국회에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회의에서 金총재는『한은법 개정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광범위하게반영해서 신중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감독원 신설문제와관련,『은행감독기능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역할분담을 통해 협력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은행감독원 분리에 반대하는 입장을 완곡하게 밝혔다.
金총재는 또한 김영섭(金永燮)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이 정부가 금융감독권을 갖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경제장관들에게 설명하자『정부가 금융감독권을 갖고 있는 경우만 너무 부각되는 것 같은데 가능한한 더 많은 나라들을 통계적으로 살펴볼 필요 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한편 박재윤(朴在潤)통상산업부장관은 발언을 통해 정부의 한은법 개정안 내용중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상근위원의 숫자를「3인이내」에서「3인」으로 바꿀 것을 주장,25일 국무회의에서 수정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날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한은으로 돌아간 金총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한은법 개정 방향에 대한 양쪽의 입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고 전제,『이 문제는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이 가지 않도록 양쪽이 깊이 협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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